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의 외압을 폭로했다. 기업의 사장 선임은 물론 적자 발행까지 청와대가 개입했다는데... “적폐를 반복하는 정부의 행태를 참을 수 없었다”고. 연이은 폭로, 그 끝은 어디일까?
신 전 사무관의 선빵은?
청와대가 KT&G의 사장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지만, KT&G는 엄연한 민간 기업. 실제로 사장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청와대가 직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데... 또 청와대가 불필요한 적자 국채를 찍어내라 강요했다고? 일부러 국가 빚을 늘렸다는 뜻. 정부 교체기인 2017년의 채무비율을 낮춰 현 정권의 부담을 줄이려 했다는 건데... 하지만 기재부의 설득 끝에 적자 국채는 발행되지 않았다고.
정부의 대응은?
기재부는 공무상 비밀누설, 공공기록물 관리 위반 혐의로 신 전 사무관을 고발했다. 또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정상적인 업무라며 반박. 청와대가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KT&G의 경영 현황을 파악했을 뿐이라는 것. 적자 국채와 관련해서는 논의와 토론이 있을 수 있고, 청와대도 논의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추가 증거가 없다면 신 전 사무관의 말을 증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코끼리 다리만 만진 꼴?
신 전 사무관이 일부분만 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재부 국고국에 소속된 초임 사무관이 재정 정책 전체를 알기는 힘들지 않을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소신과 정책의 조율은 다른 문제다”라고 짚었다. 전문가들도 "추가경정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적자 국채 외압설을 반박한다. 결국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2가지 의혹 모두 실현되지 않았기에 주장의 설득력도 떨어진다는데...
돈 때문에 고발했다고?
신 전 사무관의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처음 유튜브에 출연할 때부터 특정 학원을 배경에 넣었고 계좌를 공개하며 후원해 달라고 밝혔기 때문. 여권은 “스타 강사가 되려고 문제를 만든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돈 벌러 나왔다”는 말은 물론, “가짜뉴스엔 책임이 따른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반대로 야당에겐 호재. 자유한국당은 민주화 이후 “최대의 양심선언”이라며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공익제보자가 인정될까?
내부고발자는 ‘공익제보자 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신 전 사무관의 경우, 감사원이나 권익위원회를 통하지 않았기에 공익제보자는 아니다. 하지만 내부 고발의 의도부터 의심한다면 공익 제보는 사라진다는 지적도 있다. 고발이 진실인지, 공익성이 있는지 우선 판단해야 한다는 뜻.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공익제보자 보호 강화를 외쳐왔다. 그래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데...
썰리 :
신 전 사무관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내부 고발 인정해주는 문화’를 원했다는 글도 남겼다. 여당과 신재민의 존버 싸움, 결국 승자는 누구일까?